#14 해외여행 꿀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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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뉴욕에서의 마지막 날 아침
뭔가 한껏 무거워진 가방을 메고 아침 식사를 하러 밖으로 나왔다. 가기 전, 식당에서는 대부분 탭 워터라고 수돗물을 주기 때문에 편의점에서 페트병에 담긴 물을 사갔다.
가는 길에 어디선가 콩을 볶는지 고소한 냄새가 났는데 노루는 이게 떨(대마) 냄새라고 했다. 뉴욕 곳곳에서 이 냄새를 맡았었는데 어머 세상에..
2. 미국에서 동양인들에 대한 이미지는 뭔가..
고정되어 있는 것 같아서 일부러 멋진 츄리닝을 안 들고 오고 젠틀한(?) 츄리닝을 들고 갔었다. 흔한 이미지인 사람이 되기 싫어서. 근데 조금 돌아다녀보고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다음에는 그냥 들고 와서 멋진 사람이 돼야지. 편협한 생각을 한 건 나다.
3. 뉴욕은 호텔을 잘 잡아야 된다. 비싸더라도.
우리가 있던 숙소는 타임스퀘어에서 5분 정도 걸리는 번화가에 위치해 있었다. 그런데도 저녁에 돌아올 때 무서웠었는데.. 조금만 도심을 더 벗어나면 호텔 문에 철창들이 쳐져있다. 식사하러 가는 길에 주변을 돌아보니 15분 거리의 호텔들은 대부분 그랬다. 어떤 일을 대비해서 철창을 쳐놓은 건지 궁금하지도 알고 싶지도 않았다.
4. Friedman's Hell's Kitchen 도착!
미국에서 간 대부분의 음식점과 바들은 각 자리마다 QR코드로 메뉴를 볼 수 있게 해 놨는데 이곳도 그래서, 둘이서 메뉴판 하나를 나눠보지 않아도 돼서 편했다. (그런데 어르신들은 불편하실 수도..)
스프와 스테이크 등을 시켰던 것 같다. 음식은 역시나 짰다. 외국인들은 설탕과 소금에 절여져 있는 걸까? 더 심각한 건 나다. 이젠 이 정도로는 너무 짜다고 호들갑 떨지 않게 된 나.. 신장아.. 미안해.. 내가 이땐 덜 짜게 해 달라는 주문 같은 거 할 줄 몰랐어…
후식은 커피를 주문했는데, 주변을 둘러보니 대부분 설탕과 크림을 넣어먹었다. 나는 그냥 블랙. 내 입맛.. 왠지 건강 챙기는 중년 남성 같아서 웃겼다.
5. 나오는 길에 길거리가 예뻐 노루에게 사진을 부탁하고 앞으로 호다닥 뛰어가 뒤를 돌아봤는데, 어떤 할아버지가 왁! 하고 놀래켜서 우하하 웃었더니 옆에 계신 할머니도 함께 웃었다. 좋은 여행 되라는 덕담 주셔서 감사했어요.
6. 뉴욕 지하철은 불도저 한국 지하철은 골든 리트리버 같았다.
또 나오는 길에는 갈비뼈 같은 개찰구가 있어서 카드를 찍지 않고, 들어갈 때는 비자나 마스터 카드 같은 걸 그냥 찍으면 된다. 언제 여행을 갈지 몰라(?) 카드 발급은 무조건 비자로 받았었는데, 따로 표를 사지 않아도 돼서 편했다.
7. 뜬금없지만 해외여행 꿀팁은
다름 아닌 눈썹 앞머리 쪽에 힘을 주고 눈을 동그랗게 뜨는 것. 길거리의 뭔가 무서운 외국인들도 친절해진다. 나이 먹고 귀여운척하는 사람으로 보이거나 진짜 어린애로 보거나(동양인은 상상 이상으로 어려 보인다) 둘 중 하나겠지만 이 표정을 지으면 다들 도움을 요청할 때 지나치지 않고 열심히 도와준다. 여행할 때 매우 유용하니 해보는 걸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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