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살, 미국 한달살이

#1 미국, 갈 수 있을까?

노이noy 2023. 3. 17. 21:08

최근 코로나 확진자가 급작스럽게 늘어나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도 나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출근을 했고, 외출에 대한 답답함을 해소하고 싶을 땐 가끔 인적이 드문 카페에 가기도 했다.

그렇게 바로 옆자리의 근무자가 코로나에 걸리기 전까진, 나의 모든 계획이 순조로웠다.

그날도 별 다를 것 없는 날이었다. 코 수술로 휴가를 낸 근무자가 본인의 의지하에 무리해서 하루 일을 나온 날, 코로나 양성이라는 똥을 뿌리고 다시 휴가에 들어가 근무지의 모두가 조용한 비상에 걸렸었다.

코가 막혀 숨쉬기가 힘들다며 마스크를 거의 벗은 채로 일하던 그 사람 덕분에.. 가장 비상은 나였다. ‘미국행 티켓을 이미 몇 달 전 끊어 놓은 상황인데, 양성이 나오면 어쩌지? 출국 전에 코로나가 걸리면? 뭐부터 취소해야 되지? 금액은 얼마나..?’

소용돌이치는 마음이 감당되지 않아 원래보다 몇 주 정도 앞당겨 퇴사를 했다. 사정을 말씀드리니 이해해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었다.

하루가 다르게 확진자가 늘어갔고(10만 명에서 금세 20만이 넘어갔었다), 나는 자체 격리에 들어갔다. 일정에 오차 발생을 허용하지 않으려고 스스로 선택한 일이지만 정말 숨통이 막혔다.

주민등록증을 재발급해야 하거나 출국 관련 프린트를 해야 하는, 밖을 나갈 수밖에 없는 일이 생기면 사람이 가장 없을 것 같은 시간인 평일 오전에 모든 일을 해치웠었다. 나갈 일이 이렇게나 많다니. 늘 뛰쳐나가고 싶었지만 이젠 달갑지 않은 마음이 울렁였다.

이런 마음을 다잡으려 몇 번이나 코를 쑤셔 검사를 했다. 삼시 세끼를 요리해 먹는 등 열심히 움직였다. 더 이상 먼지가 나오지 않을 때까지 구석구석 청소도 하고 꾸렸던 짐을 몇 번이나 점검하며 인내했더니 어느새 출국 전날이 되었다.

그리고 이때 즈음, 미국은 한국을 여행금지 국가로 권고했다.

▶ 만화로도 보러오세요

https://www.instagram.com/nonoyr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