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25 상상초월 미국의 프랭크
    29살, 미국 한달살이 2023. 4. 13. 18:05

    4/15

    아침에 두통 같은 숙취는 없었지만 몸이 너무 무거웠다. 그 상태로 샌드위치 하나 먹고 근처에 프랭크를 보러 나갔다.(깜짝 카메라) 이맘때쯤엔 신입생과 학부모들이 학교 투어를 하는데, 재학생들이 도서관에서 속옷만 입고 공부하는 척 해 깜짝 놀래켜주는 행사다.

    생각보다 엄청 많은 수의 학생들이 장난치러 모여서 뭔가 멋있었다. 훌륭한 추억이 되겠네. 다들 멋진 속옷 준비한 것도 귀여웠다. 안 입은 사람도 있고, 티팬티도 있고. 대충 뭐 수영복으로 대체하지 않을까 했는데 정말 속옷을 입어서 조금 놀라웠다! 별 차이는 없고 그냥 재질차이 정도만 있었겠지만. 교내 신문과 아티클에도 실리는 행사라 사진 찍어도 상관없다고 했지만 혹시 모르니 올리지 않겠다. 그냥 비공개 인스타 스토리정도만 올렸는데 친구들 반응이 어마무시했다.

    투어단이 너무 안 와서 조금 아쉬워지려 하는데 바깥쪽 문이 덜컥거리자마자 누군가 쉿~! 해서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다들 공부하는 척하고 투어단은 당황하고, 휘파람을 불기도 하고 정말 재밌었다.ㅎㅎ 이 순간을 위해 다 같이 준비한 행사에 낄 수 있어서 감사하기도 했다.

    그리고 카페 가서 음료 주문하는데 불친절한 직원이 내 주문을 제대로 안 받고 내 잘못인 것 같은 상황을 연출해서 힘들었다. 두 잔 시켰는데 세 잔 나오고.. 요청하지도 않은 시럽을 빼고.. 멋대로 만들어서 길바닥에 돈을 버린 것과 다름없었다. 노루와 함께 먹으려 했는데.. 여튼 야외테라스에서 음료 먹다 너무 많고 맛없어서 그냥 버렸는데 그 직원이 그걸 보고 있었나 보다. 바깥에서 안이 안 보이는 유리였는데 버리자마자 나와서 맛이 없었냐고 물어봤다. 그렇다 하니 우릴 불러서 제대로 다시 만들어줬는데 대체 왜 그러고 살까? 잘못을 뉘우쳐서 용서해주고 싶은데 마음 한켠이 찝찝해 그냥 두기로 했다.

    집에 가려는데 노루에게 짹이 연락와서 언젠가 내가 먹어보고 싶다했던 미국 도넛집도 데려가주고 군데군데 드라이브도 했다. 한국 가기 전이라 신경 써주는가 싶어 고마웠다. 마지막 인사를 하고 돌아오는 길엔 하이볼 해 먹을 레몬도 사고 잔디에 구워지는 사람들 구경도 하고.. 빙글빙글 돌아서 왔다. 아쉽다. 아쉽다. 아쉽다… 추울 때 와서 날이 좋아질 때 가네. 집에선 스테이크랑 나폴리탄 파스타 해 먹고 겨울왕국보며 뻗었다.

    뻗어..? 일어나.. 짐 싸야지..

    미국 친구들에게 선물 줄게 많았어서 짐 자리가 여유로울 줄 알았는데 완전 오산이었다. 경기도 오산..(속닥) 5키로나 초과해서 입던 잠옷과 티셔츠 양말 같은 건 다 기부하고 겨우 22.8키로 정도를 맞췄다. 저울로 재보는데 실시간으로 5그램씩 빠지는 몸무게가 뭔가 웃겼다.. 힘들었다고 시위하는 몸무게.. 더 시위해. 더. 여기 이발비가 좀 비싸길래 노루랑 표고 머리도 잘라주고 도넛과 샐러드 먹으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 만화로도 보러 오세요

    https://www.instagram.com/nonoyru/

    ▶ 영상도 있어요

    https://www.youtube.com/@noyrec

nonoyr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