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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한국에서도 우당탕탕29살, 미국 한달살이 2023. 4. 13.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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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탑승시간!
반대편에 상하이 가는 탑승 편과 헷갈린 승객들을 돌려보내느라 승무원들이 엄청 고생했다. 중간중간 한국말을 해서 왠지 더 신경이 쓰이는 승무원들.. 너무 안쓰러워서 가방 속 보리차 티백을 주고 싶었는데 바빠 보여서 그냥 만지작 거리기만 했다. 내 차례가 되선 카메라가 날 인식 못해 당황스러웠지만 유나이티드 어플에 티켓이 있어서 문제없이 탑승할 수 있었다.
미국 국내선은 별로인데 국제선은 역시 좋다. 같은 이코노미라도 엄청 넓은 것 같아.. 앞에 화면도 있고 향기도 좋다. 적다 보니 왠지 안쓰럽다. 그리고 한국인 승무원도 있는게 심적으로 안정감이 든다.
이번 기내식은 치킨 or 누들이었다. 비프만 들어봤지 누들은 뭐지? 소울 프라이? 라는데 완전 베지터리언 인 것 같아서 그냥 치킨 시켰다. 이번 기내식과 간식은 맛이 없어서 아쉬웠다. 그리고 억지로 자다 깨도 시간이 한참 남아서 여기서 제공해 주는 영화를 봤다. 나랏말싸미랑 기적! 나머지는 한국어 더빙이라 보기 싫었다. 아이패드는 저장해 둔 영화와 애니메이션 기한이 만료되어 보지 못했다. 다음엔 미리 확인해야지.
그리고 이제야 안 거.. 유나이티드 기내에선 와이파이는 돈 주고 사야 되지만 아이폰 메시지, 페북메시지, 왓츠앱은 무료였다! 진작할 걸 아쉽네. 남은 두 시간은 노루랑 연락하면서 가야지. 도착하면 뭐 먹지? 아까 샌프란에서 경유할 때 고른 선택지는 떡볶이, 냉면에 불고기, 국밥, 마라탕 정도였는데.. 팁도 안 내고 가격도 절반인데 그냥 다 먹어도 될 것 같다.ㅎㅎ 설렌다..
도착해서 캐리어를 찾는데 하단이 박살 나있었다. 바퀴가 뒤집혀서 요가하는 줄. 항공사에도 말했더니 가격 비슷한 걸로 집에 보내주신다고 했다. 은색 없으면 검정이나 블루가 갈 거라는데.. 왜요.. 부순건 은색 캐리어면서.. 다른 색은 싫다구요.. 깨진 것도 속상한데..
아! 원래 찾자마자 상태 확인하고 나오지 않은 채로 해당 항공사에 바로 문의해야 하는데 나는 모르고 나와버려서 아예 유나이티드 사무실로 찾아갔다. 안 되는 건 아니라고 했는데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리니 비추. 결론은 여행자 보험에도 신고해서 캐리어에 준하는 금액도 받고, 항공사에선 새 캐리어도 하나 받을 수 있었다. 브랜드는 알 수 없는 캐리어지만 튼튼해 보여!
나오기 전 요가하는 캐리어 들고 면세점에서 처음으로 술도 사 봤다. 내 것도 사고 싶었는데 인당 한 병밖에 안된대서 아쉬웠다. 선물용이니까 이게 우선이지, 다음에 사야지. 그리고 이 술을 공항 화장실에 놓고 깨진 캐리어만 들고 집에 갔다. 다 도착해서 알아서 진짜 눈물 났다.. 완전 속상한데 23킬로 캐리어이고 집도 잘 못 찾아가서 옆동으로 가고.. 체력이 남아도니?
집에 도착하자마자 벌벌 떨면서 전화하니 근처 근무자분이 발견해서 신고한 상태라 금방 찾을 수 있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복 받으실 거예요. 내가 잃어버린 곳과 안에 담아둔 영수증 내역을 기억해서 내 것이라고 바로 인증할 수도 있었다. 정말 다행이다.. 분실물을 택배로 받을 수도 있는데 술은 택배가 안돼서 멍청비용으로 내일 공항에 다시 가야 하지만 기뻤다. 어쨌든 안 잃어버렸으니까! 신나서 장도 봐오고 빨래도 돌리고 캐리어도 정리했다.
갈 때도, 도착해서도 그랬지만 와서도 실감이 안 난다. 내가 미국을 다녀오다니. 다시 혼자 지내야 하는 건 슬프지만 견문이 넓어진 건 기쁜 일이다. 이게 마지막이 되지 않도록, 내 경험들이 헛된 일이 되지 않도록 열심히 기록하고 남겨 다음엔 더 알차고 즐거운 여행을 해야지. 예를 들어 육개장 블럭을 챙겨 다닌다던가.. 하는 작지만 큰 일 같은 거? 푸하하.
우당탕탕 미국일기 드디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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